퇴근 후, 조용한 방 안에 들어와 무심코 TV를 켠다. 일도 관계도 지치기만 한 요즘, 뭔가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가볍게 웃을 수 있으면서도 마음을 다독여주는 영화가 있다. 2007년에 개봉한 『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』(Music and Lyrics)은 싱글 직장인들이 잠시 숨 돌리고 싶을 때 보기 좋은 감성 회복 영화다.
고단한 하루 끝, 달콤한 멜로디 한 조각이 필요할 때
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, 내 안에 감정이 마른 것 같은 기분이 든다. 매일 똑같은 루틴 속에서 웃고 있지만, 정작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잊고 지내게 된다. 『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』은 그런 일상 속에 작은 설렘과 음악을 선물하는 영화다.
주인공 알렉스(휴 그랜트)는 80년대 한때 인기를 누렸던 아이돌 출신 가수다. 지금은 몰락한 중년 남자지만, 여전히 음악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간다. 어느 날 우연히 식물에 물을 주러 온 여인 소피(드류 배리모어)가 탁월한 작사 감각을 가진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, 두 사람은 함께 노래를 만들기 시작한다.
음악이란 공통된 언어를 통해 낯선 두 사람이 점점 가까워지고, 그 과정을 지켜보는 관객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도 다시 ‘정돈’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.
연애는 아니지만, 사랑의 감정을 회복시키는 영화
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‘사랑 이야기’이면서도, 전형적인 로맨스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다. 알렉스와 소피는 만나자마자 불꽃 튀는 연애를 하지 않는다. 그들은 음악을 통해 서서히 마음을 열고, 서툴게 감정을 나누고, 서로를 이해해간다.
특히 싱글 직장인들에게 이 영화가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는, ‘나도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구나’라는 믿음을 다시 주기 때문이다. 연애를 멀리한 채 일에만 집중해왔던 이들에게, 삶 속 관계의 따뜻함을 다시 느끼게 해준다.
누군가에게 기대기보다는 스스로 단단해지는 법을 배워온 당신이라면, 이 영화 속 인물들의 조심스러운 교감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이다. 그리고 “나도 누군가와 노래를 만들 수 있을까?” 문득 그런 상상을 하게 된다.
음악이 전하는 위로, 그리고 혼자여도 괜찮은 밤
『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』의 OST는 영화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았다. 특히 메인곡 ‘Way Back Into Love’는 다시 사랑할 용기를 주는 노래로 유명하다.
가사 한 줄 한 줄이 지친 마음을 쓰다듬어주는 듯한 이 노래는, “사랑을 잊고 살았던 당신에게 작은 용기”가 된다. 한 번쯤 연애와 감정에서 멀어진 것 같다고 느낀다면 이 영화와 노래가 작은 물꼬가 되어줄 수 있다.
영화를 보고 나면 마음이 괜히 말랑말랑해진다.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리워지고, 내가 나 자신에게 조금 더 친절해져야겠다는 생각도 든다. 혼자라는 사실이 외롭지 않고, 오히려 ‘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’는 감정이 들게 만든다.
음악이 전하는 위로, 그리고 혼자여도 괜찮은 밤
『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』은 그 어떤 영화보다 부담 없이 볼 수 있고, 그래서 더 깊은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. 눈물 쏙 빼는 드라마도 아니고, 터지는 웃음을 주는 코미디도 아니다. 하지만 하루를 정리하는 밤, 이 영화를 틀어놓으면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진다.
혼자라서 더 필요한 영화. 바쁘게 살아가는 싱글 직장인에게 위로를 건네는 작은 음악 한 조각. 당신이 오늘 밤 이 영화를 만났다면,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