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16년에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1. 아이와 함께 보기 좋다는 말에 큰 기대 없이 봤던 영화였는데, 생각보다 훨씬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. 단순히 ‘동물들이 나오는 귀여운 애니메이션’이 아니라, 어른이 보기에도 참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영화였어요. 특히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본다면, 단순한 영화 한 편이 가족 간의 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추천하고 싶어요.
가치 - 동물들의 세상 속에 담긴 현실 이야기
주토피아는 겉으로 보면 그냥 동물들로 가득한 유쾌한 도시처럼 보이죠.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 같아요. 작은 동물은 약자고, 큰 동물은 포식자라는 시선. 외모나 종에 따라 능력을 판단하는 분위기.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려는 주디의 이야기까지. 저는 아이와 함께 보면서 이런 질문을 던졌어요. “주디는 왜 자꾸 혼자 뛰어들까?”, “닉은 왜 처음에 그렇게 냉소적이었을까?” 그냥 영화로 끝나는 게 아니라, 자연스럽게 ‘편견’이나 ‘다양성’ 같은 주제를 이야기하게 되더라고요. 특히 요즘 아이들이 학교나 또래 관계 속에서 다양한 상황을 겪잖아요. 이 영화를 통해 그런 부분을 더 쉽게 이야기할 수 있었어요.
이야기 - 단순한 애니가 아닌, 감정이 있는 스토리
주토피아1을 보다 보면, 그냥 웃고 끝나는 애니메이션은 아니에요. 주디가 처음 경찰이 되어 도시로 나가는 장면, 닉의 과거 이야기,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를 신뢰하게 되는 과정이 꽤 진지하고 감동적입니다. 특히 닉 와일드라는 캐릭터는 어른이 봐도 정말 짠하더라고요. 아이에게는 재미있는 여우 캐릭터일 수 있겠지만, 저는 그 장면에서 울컥했어요. 어릴 적 겪은 차별이 그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, 그게 얼마나 깊은 상처였는지를 생각하니 참 여러 감정이 들었습니다. 이런 부분들이 부모가 자녀에게 직접 말하기 어려운 가치들을 대신 전해줘요. "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가 뭘까?", "상처가 사람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?" 이런 이야기들이 영화 속 장면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.
대화 - 영화가 만든 대화의 시간
아이와 영화를 같이 보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지만, 주토피아1은 그 이후의 대화가 더 좋았어요. 보통 영화를 보고 나면 “재밌었어?” 하고 끝나잖아요. 그런데 이 영화는 “넌 주디처럼 반대가 있어도 밀고 가고 싶은 일이 있어?”, “우리도 닉처럼 누군가를 오해한 적 있지 않을까?” 이런 질문이 툭툭 튀어나왔어요. 아이도 자기 생각을 말하고, 저도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. 사실 일상 속에서는 이런 얘기 나누기 쉽지 않거든요. 서로 바쁘기도 하고, 괜히 어색하기도 하고. 그런데 영화 한 편이 그런 장벽을 쉽게 허물어 주더라고요. 주토피아1이 아이와 나의 공통 관심사가 되어 주고, 대화의 시작이 되었다는 점에서 참 고마운 작품입니다.
총평
주토피아1은 단순히 "잘 만든 애니메이션" 그 이상이에요.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기에 부담 없으면서도, 그 안에는 깊은 이야기와 메시지가 담겨 있죠. 무엇보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대화가 가족 간의 소통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. 아이와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, 이 영화 한 편 강력 추천합니다. 주말 저녁, 따뜻한 간식과 함께 가족 영화 시간 어떠세요?